몇년 전 여행 갈 곳들을 검색하다가
언젠간 꼭 한번 가야지 저장해둔 곳 이 있었다

여행지 경로에 마을이 있길래
꼭 들러야만했다
운명이었음
⸻
📍 Nesso, Lake Como
https://maps.app.goo.gl/isWShscwTZWLh8v29?g_st=ipc
Nesso · Nesso, 코모
www.google.com
⸻
물 위로 낮게 놓인 돌다리,
초록으로 뒤덮인 벽,
집들이 물 쪽으로 기울어 내려앉아 있는 구조
관광지처럼 번쩍이지도 않았고
“여기 꼭 가세요” 같은 설명도 없었는데
이상하게 그 사진 하나가 머릿속에서 계속 남았다.
‘여긴 뭐지?’
그 질문 하나로 Nesso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됐다.
⸻

사실 이런 장면들은
직접 가보면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.
각도, 빛, 색 보정 덕분에 예뻐 보이는 사진들
그래서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도착한 Nesso는
차에서 내려 몇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부터
그 의심을 조용히 지워버렸다.
호수 쪽으로 내려가는 마을
설레었다 💚
⸻

깔끔하게 정리된 산책로 대신
이끼 낀 돌계단이 먼저 나오고
벽은 담쟁이가 거의 전부를 덮고 있다.
관리 안 된 느낌이 아니라
굳이 손대지 않은 느낌에 가깝다.

사람의 손보다
시간이 더 많이 닿았던 곳.
그래서인지 이 마을에서는
사진을 찍으려고 멈추기보다
그냥 가만히 서 있게 되는 시간이 더 길다.
⸻

물이 많아서인지 마을이 유난히 초록하다
사진에서 봤던 그 돌다리 아래로 물이 흐르고,
마을 안쪽 깊은 골짜기에서는
폭포가 떨어진다.
Nesso는 호수 위에 놓인 마을이라기보다
물이 지나가면서 만들어진 마을같았다
그래서인지
물빛이 깊다.
⸻


골짜기 안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
폭포 소리가 점점 커진다.
집과 집 사이,
돌벽과 나무 사이로
물이 떨어지고 흘러서
다시 호수로 이어진다.
이 구조 덕분에
마을 전체가 늘 촉촉하고
공기가 유난히 차분하다.
⸻

Nesso의 집들은
호수를 ‘바라보며’ 서 있지 않다.
대부분이
물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내려앉아 있다.
전망 좋은 테라스 대신
아치형 통로와 돌계단,
그리고 물 바로 앞에 놓인 작은 공간들.
이 마을은
보여주기보다 같이 살아온 쪽에 가까워 보인다.
⸻

“여기가 포인트입니다” 같은 장소가 없고
어디에 서 있어도
마을의 일부가 된 느낌이 든다.
유명해서 기억에 남는 곳이 아니라
신비롭고, 조용해서 남는 마을.
⸻

지도에서 봤던 그 한 장면은 맞았다.
하지만 실제의 Nesso는
그 사진보다 훨씬 깊고, 조용했다.
그래서 이 마을은
보고 오기보다는
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느낌이 더 잘 어울린다.
그리고 자연스럽게
‘ 이런 곳에서 자보고 싶다’는 생각이 이어졌다.
⸻

🫛 Nesso는 사진 때문에 오게 되는 마을이지만
🥒 사진보다 공기와 구조가 더 강하게 남는 곳
🥑 레이크 꼬모 주변에서 가장 생경, 가장 초록했던 마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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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5.12.08 - [✈️ Travel] - Lake Como 근교 숙소 추천 | 조용히 쉬기 좋은 에어비앤비 & 드라이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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